119 부를까, 택시 탈까?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정해주는 ‘구급차 호출 기준’ 5가지

119 부를까, 택시 탈까?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정해주는 ‘구급차 호출 기준’ 5가지

발목이 다쳤는데 119를 부를지 말지 고민하는 여성의 이미지

안녕하세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전해주는 알기쉬운 생활의학정보, 닥터리빙입니다.
응급실 문이 열리고 환자가 들어오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119 구급대원의 카트에 실려 들어오거나, 본인의 발로 걸어 들어오거나.
얼마 전 가슴 통증을 호소하던 50대 남성 환자분이 택시를 타고 내원하셨습니다. 접수 창구에서 대기표를 뽑고 기다리시다가 갑자기 쓰러지셨는데, 심정지였습니다. 다행히 의료진이 바로 앞에 있어 소생시킬 수 있었지만, 만약 택시 안에서 심정지가 왔다면 결과는 장담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반대로 손가락이 살짝 베였는데 구급차를 타고 와서 “왜 빨리 안 봐주냐”라고 소리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은 생사가 갈리는 응급 상황에서 119를 반드시 불러야 하는 기준과, 반대로 택시나 자차를 이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상황을 명확히 구분해 드립니다.

갈림길에서 119를 탈지 택시를 탈지

많은 분이 119 구급차를 ‘빠르게 병원까지 데려다주는 차’ 정도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119의 진짜 가치는 ‘이송 중 처치’와 ‘병원 선정’에 있습니다.

구급대원은 이동 중에 환자의 혈압, 맥박, 산소포화도를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산소 투여나 기도 확보, 심폐소생술을 시행합니다. 또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여 해당 질환(뇌졸중, 심근경색, 외상 등)을 치료할 수 있는 전문 센터로 환자를 바로 이송합니다. 즉, 119를 탄다는 것은 병원에 도착하기 전부터 치료가 시작된다는 뜻입니다.

핵심 근거 · 골든타임 확보: 심정지 4분, 중증 외상 1시간, 뇌졸중 3시간 등 치료 가능 시간(Golden Hour) 내 병원 도착은 생존율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 (ACEP) 근거보기
구급차안에서 누워있는 환자의 바이탈사인이 긴급하게 표시되는 모습

다음 5가지 상황은 자차나 택시 이동 중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거나, 이동 중 전문적인 처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망설이지 말고 즉시 119를 누르세요.

  1. 의식 변화: 환자를 흔들어 깨워도 반응이 없거나, 횡설수설하며 사람을 알아보지 못할 때.
  2. 호흡 곤란: 숨을 헐떡거리거나, 입술이 파랗게 변하고(청색증), 목을 조르는 듯한 숨소리가 날 때.
  3. 흉통(가슴 통증): 쥐어짜는 듯한 가슴 통증이 턱이나 왼쪽 팔로 뻗칠 때(심근경색 의심).
  4. 신경학적 이상(뇌졸중):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입이 돌아가거나, 극심한 두통이 갑자기 발생했을 때.
  5. 중증 외상 및 출혈: 지혈되지 않는 다량의 출혈, 교통사고나 추락으로 인한 큰 충격, 개방성 골절(뼈가 튀어나옴) 등.
핵심 근거 · 이송 중 전문 처치: 119 구급대는 단순 이송이 아닌 기도 확보, 산소 투여, 제세동 등 병원 전 단계(Pre-hospital) 전문 처치를 제공함. (NEMC) 근거보기

모든 상황에서 구급차를 부르는 것은 응급 의료 자원의 낭비이며, 진짜 위급한 이웃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습니다.

구분119 호출 필요 (Call)택시/자차 이동 권장 (Go)
의식깨워도 반응 없음, 혼미함명료함, 대화 가능
호흡쉬기 힘들거나 쌕쌕거림기침은 있으나 호흡은 편안
통증흉통, 극심한 복통, 갑작스런 두통참을 만한 복통, 만성 요통/관절통
외상대량 출혈, 뼈 노출, 절단꿰매야 할 정도의 열상, 가벼운 타박상
기타마비 증상, 심한 알레르기(호흡곤란)38도 이상의 단순 고열(성인), 감기몸살
핵심 근거 · 뇌졸중 신호 FAST: Face(안면마비), Arm(팔 힘 빠짐), Speech(언어장애), Time(즉시 신고). 이 증상은 즉시 119를 호출해야 하는 절대 기준. (AHA/ASA) 근거보기
심전도의 위급한느낌이 있는 시계에서 시간이 흘러가는 이미지

신고를 마쳤다면,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까지 다음 행동을 취해주세요. 이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이송 시간을 단축합니다.

  1. 위치 확보: 현관문을 미리 열어두고, 가능하다면 보호자 한 명이 밖으로 나가 구급차를 유도합니다.
  2. 기도 유지: 환자가 의식이 없다면 편안하게 눕히되, 구토를 한다면 고개를 옆으로 돌려 기도를 확보합니다.
  3. 약물 준비: 환자가 평소 먹던 약봉지나 처방전을 미리 챙겨둡니다. 이는 병원 도착 후 의료진에게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됩니다.
  4. 심폐소생술: 심정지 상황(반응 없고 숨을 안 쉼)이라면 119 상황실의 지시에 따라 즉시 가슴 압박을 시작해야 합니다.

119를 부르고 구급대원이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5~10분입니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심정지나 기도 폐쇄 같은 절체절명의 순간에는 생사가 결정되는 ‘영원 같은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때 당황하지 않고 정확한 응급처치를 할 수 있도록, 소방청에서 제공하는 표준 응급처치 매뉴얼을 공유해 드립니다. 심폐소생술(CPR) 방법부터 상황별 대처법이 그림과 함께 상세히 정리되어 있습니다. 나와 내 가족을 지키는 보험이라 생각하시고, 꼭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이 정도로 119 불러도 되나?” 싶을 때, 본인이 걸을 수 있고 의식이 명료하며 숨 쉬는 데 지장이 없다면 택시를 타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5가지 위험 신호(의식, 호흡, 흉통, 마비, 대량 출혈) 중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1초도 고민하지 말고 119를 부르세요.

여러분의 올바른 판단이 나의 가족을 살리고, 또 다른 위급한 이웃을 살립니다.

의학 근거 · 참고문헌 열기 (10)
  1. Powers WJ, et al. Guidelines for the Early Management of Patients With Acute Ischemic Stroke. AHA/ASA 2019. Link
  2. National Emergency Medical Center (NEMC). 2022 Statistical Yearbook of Emergency Medical Services in Korea. NEMC
  3. O’Gara PT, et al. 2013 ACCF/AHA Guideline for the Management of ST-Elevation Myocardial Infarction. Circulation 2013. Link
  4. American College of Emergency Physicians (ACEP). EMS Management of Cardiac Arrest. ACEP
  5. Korea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Agency (KDCA). Community Health Guideline: Warning Signs of Stroke. KDCA
  6. Sasser SM, et al. Guidelines for Field Triage of Injured Patients. MMWR Recomm Rep 2012. CDC
  7. Neumar RW, et al. Part 1: Executive Summary: 2015 AHA Guidelines Update for CPR and ECC. Circulation 2015. Link
  8.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Korea). Emergency Medical Service Act.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Law
  9. Berkowitz A. Neurology for the Non-Neurologist. (뇌졸중 초기 증상 감별) 2017. Book
  10. Tintinalli’s Emergency Medicine: A Comprehensive Study Guide, 9th Edition. (응급의학 교과서) AccessMedicine

의료 정보 안내

본 블로그의 내용은 일반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진단·치료·의료행위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거나 치료가 필요한 경우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십시오.
흉통, 호흡곤란, 반복되는 실신/의식저하, 심한 출혈 등 응급 증상은 즉시 119 또는 가까운 응급실을 이용하십시오.

저자 정보

작성자
닥터리빙
소속/직함
공공의료원 지역응급의료센터 응급의학과 진료과장
자격
응급의학과 전문의
운영
의학 블로그 ‘닥터리빙’
문의
dung5507@naver.com

본 글은 최신 가이드라인과 신뢰 가능한 문헌을 바탕으로 작성되며, 필요한 경우 본문 하단에 출처를 표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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