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분수토와 탈수 증상, 응급실 가야 하는 ‘골든타임’ 신호는?

아기 분수토와 탈수 증상, 응급실 가야 하는 ‘골든타임’ 신호는?

구토하는 아기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어머니의 이미지

안녕하세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전해주는 알기쉬운 생활의학정보, 닥터리빙입니다. 한밤중에 아이가 갑자기 자다가 깨서 이불에 토를 쏟아내면 부모님들은 하얗게 질리기 마련입니다. “저녁에 먹은 게 잘못됐나?”, “혹시 뇌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 응급실에 아이를 안고 뛰어오시는 부모님들의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합니다. 사실 소아 응급실을 찾는 가장 흔한 원인 1위가 바로 구토와 설사를 동반한 위장관염(장염)입니다. 아이들은 어른과 달리 위장이 미성숙하여 작은 자극에도 쉽게 토하고, 무엇보다 탈수가 급격히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아이가 토할 때 집에서 당황하지 않고 대처하는 방법과, 반드시 응급실로 달려와야 하는 위험 신호(Red Flag)를 명확하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장중첩증의 cyclic한 통증을 나타내는 이미지

아이가 토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90% 이상은 바이러스성 위장관염(노로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등)이나 식중독입니다. 하지만 간혹 장이 꼬이거나(장중첩증) 뇌압이 올라가서 토하는 경우도 있어 이를 구별하는 것이 의사의 핵심 임무입니다.

부모님들이 집에서 1차적으로 감별할 수 있도록 원인별 특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구분바이러스성 장염 (가장 흔함)장중첩증 (응급)뇌압 상승/뇌수막염 (응급)
구토 양상먹은 것을 다 토하고, 왈칵 쏟아냄 (수회 반복)갑작스럽고 심한 구토분수처럼 뿜어내는 ‘분수토’
복통 특징배가 전체적으로 아프고 꾸르륵 소리가 남1~2분 자지러지게 울다가 10분 정도 멀쩡하게 노는 것을 반복 (주기적 복통)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하거나 처짐
동반 증상설사, 미열, 오한딸기젤리 같은 피 섞인 변, 복부 덩어리 만져짐고열, 목이 뻣뻣해짐, 경련
대처탈수 예방하며 경과 관찰즉시 응급실 (시간 지체 시 장 괴사)즉시 응급실 (CT/뇌척수액 검사 필요)
핵심 근거 · 소아 급성 위장관염의 주된 치료 목표는 구토 억제제 사용보다는 적절한 수분 공급을 통한 탈수 예방에 있으며, 경구 수액 요법(ORT)이 정맥 주사만큼 효과적이다. (CDC) 근거보기
싱싱한하고 수분이 가득한 꽃과 탈수되서 말라비틀어진 꽃

아이가 토하는 것 자체보다 더 무서운 것은 몸속의 물이 말라버리는 탈수입니다. 아이들은 몸에서 수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예비력이 적어, 몇 번의 구토와 설사만으로도 쇼크에 빠질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 탈수 신호, 이것만 기억하세요.

  1. 소변 횟수 급감: 기저귀를 6~8시간 이상 적시지 않거나, 소변 색이 아주 진한 노란색일 때.
  2. 울음: 울어도 눈물이 나오지 않을 때.
  3. 입안: 입술과 혀가 바짝 말라 있을 때.
  4. 피부: 배 피부를 살짝 집어 올렸다가 놓았을 때 바로 펴지지 않고 쭈글쭈글하게 남아있을 때.
  5. 대천문(영아): 머리 윗부분의 숨구멍(대천문)이 푹 꺼져 있을 때.
핵심 근거 · 경증~중등도 탈수가 있는 소아에게는 경구 수액(ORS)을 5ml(티스푼 1개)씩 1~2분 간격으로 투여하는 것이 구토를 줄이고 수분을 흡수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AAP) 근거보기

구토색상가이드 이미지

대부분의 구토는 하루 이틀이면 좋아지지만, 아래의 신호는 단순 장염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밤이라도 응급실로 오셔야 합니다.

  • 초록색 토 (담즙성 구토): 위장관이 완전히 막혔을 때(장폐색) 나오는 신호입니다. 노란색 위액과는 다릅니다. 진한 초록색 토는 외과적 수술이 필요한 응급 상황일 수 있습니다.
  • 분수토 (신생아): 생후 2~3주 된 신생아가 먹기만 하면 분수처럼 토하고 몸무게가 늘지 않는다면 비후성 유문협착증(위 출구가 막힘)을 의심해야 합니다.
  • 피 섞인 토: 토사물에 선명한 피가 섞여 나오거나, 커피 찌꺼기 같은 검붉은 토를 할 때.
  • 심한 탈수와 처짐: 아이가 불러도 반응이 없고 축 늘어져 있거나, 소변을 반나절 이상 보지 않을 때.
  • 심한 두통과 경부 강직: 토하면서 목이 뻣뻣해 고개를 숙이지 못할 때 (뇌수막염 의심).
핵심 근거 · 장중첩증은 5~36개월 소아에게 흔하며, 주기적인 보채기(15~20분 간격)와 혈변(Currant jelly stool)이 특징적이나 초기에는 구토만 나타날 수 있다. (NEJM) 근거보기
숟가락으로 조금씩 아이에게 물을 공급하는 이미지

응급실에 갈 상황이 아니라면, 집에서 탈수를 막고 위장을 쉬게 해주는 것이 최선입니다.

집에서 해야 할 일 (O)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 (X)
티스푼으로 물 먹이기 (경구 수액)토한 직후 바로 먹이기
토한 지 30분~1시간 정도 위장을 쉬게 한 뒤, 물이나 이온 음료(약국용)를 티스푼으로 한 숟가락씩 5분 간격으로 줍니다. 한 번에 마시면 다시 토합니다.“아이가 못 먹어서 어떡해”하며 토하자마자 바로 우유나 밥을 먹이면, 예민해진 위를 자극해 더 심한 구토를 유발합니다.
기도 확보 및 자세 변경지사제(설사약) 함부로 먹이기
토할 때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토사물이 기도를 막지 않게 해줍니다.장염 초기에 설사를 억지로 멈추게 하면, 나쁜 바이러스가 배출되지 못하고 장 내에 머물러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소변 횟수 기록꿀물, 주스, 탄산음료 주기
마지막으로 소변본 시간을 메모해 두세요. 응급실 방문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입니다.당분이 너무 높은 음료는 삼투압 현상으로 설사를 더 악화시킵니다. 전해질 음료나 끓인 보리차가 좋습니다.

아이와 엄마가 편안한 밤을 보내는 이미지

아이가 토할 때 부모가 당황하면 아이는 더 불안해합니다. “토해도 괜찮아, 나쁜 게 밖으로 나오는 거야”라고 안심시켜 주시고, 더러워진 옷과 이불을 치우기보다는 아이의 등을 먼저 두드려 주세요.

오늘 알려드린 탈수 신호와 초록색 토만 기억하신다면, 불필요한 공포 없이 이 시기를 현명하게 넘기실 수 있습니다. 그래도 불안하다면, 119 상담이나 응급실은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의학 근거 · 참고문헌 열기 (10)
  1. King CK, et al. Managing Acute Gastroenteritis Among Children: Oral Rehydration, Maintenance, and Nutritional Therapy. MMWR Recomm Rep 2003. 링크
  2. Guarino A, et al. European Society for Pediatric Gastroenterology, Hepatology, and Nutrition/European Society for Pediatric Infectious Diseases Evidence-Based Guidelines for the Management of Acute Gastroenteritis in Children in Europe: Update 2014. J Pediatr Gastroenterol Nutr 2014.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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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Waseem M, et al. Intussusception. StatPearls 2023. 링크
  5. Godbole P, et al. Bilious vomiting in the newborn: how often is it pathologic?. J Pediatr Surg 2002. 링크
  6. Freedman SB, et al. Oral Ondansetron for Gastroenteritis in a Pediatric Emergency Department. N Engl J Med 2006.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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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Hernanz-Schulman M. Pyloric stenosis: role of imaging. Pediatr Radiol 2009.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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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Elliott EJ. Acute gastroenteritis in children. BMJ 2007. 링크

의료 정보 안내

본 블로그의 내용은 일반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진단·치료·의료행위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거나 치료가 필요한 경우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십시오.
흉통, 호흡곤란, 반복되는 실신/의식저하, 심한 출혈 등 응급 증상은 즉시 119 또는 가까운 응급실을 이용하십시오.

저자 정보

작성자
닥터리빙
소속/직함
공공의료원 지역응급의료센터 응급의학과 진료과장
자격
응급의학과 전문의
운영
의학 블로그 ‘닥터리빙’
문의
dung5507@naver.com

본 글은 최신 가이드라인과 신뢰 가능한 문헌을 바탕으로 작성되며, 필요한 경우 본문 하단에 출처를 표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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