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300, 응급실 가야 할까?(고혈당 위기 기준, 위험 신호, 집에서 먼저 확인할 것들)

혈당 300, 응급실 가야 할까?(고혈당 위기 기준, 위험 신호, 집에서 먼저 확인할 것들)

고혈당 대문사진. 혈당300찍힌기계보고 놀라는 중년여성

안녕하세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전해주는 알기쉬운 생활의학정보, 닥터리빙입니다.
집에서 혈당을 쟀는데 300이 찍히면, 일단 숫자만 보고도 심장이 쿵 내려앉죠. “지금 당장 쓰러지는 거 아니야?”, “오늘 밤 버티다가 큰일 나는 건 아닌가요?” 이런 질문을 응급실에서 정말 자주 듣습니다. 어떤 분은 혈당계 들고 바로 뛰어오시고, 어떤 분은 온 가족이 같이 들어와서 “이 수치면 큰일 난 거 맞죠?”라며 불안해하시기도 해요.
그런데 막상 검사를 해보면, 당연히 조절은 꼭 필요하지만 당장 생명이 위태로운 응급상황은 아닌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반대로 “내일 외래 가볼게요” 하며 버티다가, 이미 탈수·케톤산증이 많이 진행된 상태로 늦게 오시는 분들도 있죠. 즉, 숫자만 보고 겁을 먹거나, 반대로 “괜찮겠지” 하고 넘기는 오해가 섞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복잡한 의학 용어는 잠시 빼고, 혈당이 300 전후로 나온 고혈당에서 집에서 당장 무엇을 확인해 봐야 하는지 응급실에서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번에 정리해 드리려고 합니다.


혈당 300이 어떤의미인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는 이미지

혈당 300이라는 숫자만으로는 “무조건 응급”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응급실에서 진짜 위험하게 보는 건 대부분

  • 높은 혈당(고혈당)
  • 거기에 더해서 탈수, 구토, 복통, 숨찬 느낌, 의식 변화

이렇게 합쳐져 있을 때예요.
그래서 숫자만 보지 말고, 지금 내 몸 상태가 어떤지를 같이 보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DKA와 HHS의 대략적인 특징을 나타내는 만화 이미지

혈당이 200, 300 이렇게 올라가면 단순히 “숫자가 높다”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몸 안에서 물과 전해질, 산도가 다 같이 흔들립니다. 그중 응급실에서 특히 무서워하는 게 당뇨병성 케톤산증(DKA)과 고삼투성 고혈당 상태(HHS)예요.

  • 당뇨병성 케톤산증(DKA)
    • 주로 1형 당뇨나 젊은 당뇨 환자에게 많이 생깁니다.
    • 인슐린이 너무 부족해지면, 몸이 당 대신 지방을 태워 에너지를 끌어 쓰는데, 이때 케톤이라는 산성 물질이 확 쌓입니다.
    • 그래서 혈액이 산성 쪽으로 기울고, 숨이 가빠지고, 배가 아프고, 구토·탈수가 심해지다가, 방치되면 의식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 고삼투성 고혈당 상태(HHS)
    • 주로 고령의 2형 당뇨에서 많이 보입니다.
    • 혈당이 500, 600 이상으로 아주 높게 오래 유지되면서, 피가 끈적해지고(삼투압↑), 소변으로 물이 계속 빠져나가 심한 탈수가 옵니다.
    • 초기에는 케톤은 별로 없어서 증상이 애매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멍해지고, 탈수·의식저하, 심하면 경련·혼수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두 상황 모두 “혈당이 높다” 자체보다, 그로 인해 생기는 탈수, 전해질 이상, 산도 변화, 의식 변화가 진짜 문제입니다. 그래서 혈당 300이라는 숫자를 봤을 때도, 결국은 “지금 내 몸이 DKA/HHS 쪽으로 가는 느낌인지 아닌지”를 증상으로 같이 보는 게 중요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핵심 근거 · DKA·HHS: 둘 다 심한 고혈당 + 탈수·전해질 이상 + 의식 변화가 동반되면 즉시 입원·집중치료가 필요한 내과적 응급상태입니다. (ADA 2024 합의문) 근거보기

대략적으로 아래 표를 기준 삼으면 됩니다.
조금이라도 “애매한데?” 싶으면, 너무 오래 고민하지 말고 응급 쪽으로 기우는 게 좋아요.

혈당 300일 때 상황 예시응급실이 더 안전한 경우 판단 포인트
숫자가 계속 300 이상으로만 찍힐 때1–2시간 간격으로 재도 300 이상, 내려갈 기미가 없다
구역질·구토·복통이 심할 때물·먹는 약이 거의 안 넘어가거나, 다 토해버린다
입이 바짝 마르고 소변이 뚜렷하게 줄었을 때평소보다 소변 양이 반 이하로 줄거나, 거의 안 나오는 느낌
숨이 차거나, 숨이 가빠진 느낌이 들 때말하면서도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깊게 빨리 숨을 쉰다
멍하고 자꾸 졸리거나, 가족이 봐도 평소랑 달라 보일 때말이 느려지고, 반응이 둔하고, 깨우기 어렵다는 느낌
임신 중이거나, 고령·심장질환·신장질환이 같이 있을 때위 증상 중 일부라도 같이 있으면 미루지 말고 응급실이 안전하다

위 표의 항목들 중에서 두세 가지 이상 겹친다?
그럼 “내일 외래 기다려보자”보다는 “오늘 응급실에서 한 번 확인하자” 쪽이 훨씬 안전한 쪽입니다.


반대로 이런 쪽이라면, 대부분은 응급실이 아닌 외래에서 조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손을 씻고 다시 재보니 300 근처에서 조금씩 내려가는 중이다
  • 물·무가당 차 정도는 잘 마시고, 밥도 어느 정도 먹는다
  • 소변이 평소처럼 잘 나온다
  • 숨이 차거나, 심한 복통·구토·멍함은 없다
  • 오늘 과식·야식·단 음료 등 명확한 이유가 있다

이럴 땐

  • 당분 많은 음식·음료(과일주스, 탄산, 빵·과자, 야식 등)는 끊고
  • 물이나 무가당 차를 조금씩 자주 마시면서
  • 1–2일 안에 내분비내과나 주치의 외래를 잡아 약·인슐린 용량을 조절하는 방향

으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 상태에서라도, 중간에 구토·복통·호흡곤란·소변 감소·멍함이 생기면 그때는 계획을 바꿔서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고혈당일때 집에서 해볼 수 있는 행동들의 3컷만화

혈당 300이 나왔을 때, 일단 집에서 체크해볼 수 있는 것들을 한 번에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 혈당 다시 재보기
    • 손을 깨끗이 씻고, 알코올을 썼다면 완전히 마른 뒤
    • 5분 간격으로 1–2번 더 재서 “진짜 수치”인지 확인하기
  • 수분과 음식
    • 설탕 들어간 음료·간식·빵·야식은 끊고
    • 물·무가당 차를 조금씩 자주 마시기
  • 내 몸 상태 체크
    • 점점 더 숨이 차거나, 토하고, 배가 아프고, 멍해지는지
    • 소변 양이 확 줄어들지는 않는지

이 세 가지를 같이 보면서 “갈수록 나빠진다”는 느낌이 들면,
이미 응급실로 방향을 바꿔야 할 시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혈당 300이라는 숫자 자체는 분명히 “조절이 필요한 상태”지만,
정말 중요한 건 숫자보다도 내 몸이 보내는 신호입니다.

요약하면

  • 숨이 차고, 토하고, 배가 아프고, 멍해지고, 소변이 안 나오면 → 미루지 말고 응급실
  • 먹고 마시고 숨 쉬는 게 비교적 괜찮고 →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외래에서 약·인슐린 조절

이 두 가지 기준만 기억해도, 막막함은 꽤 줄어듭니다.
애매할 땐 혼자 검색만 하면서 밤새 버티기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안전한 쪽을 선택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의학 근거 · 참고문헌 열기 (10)
  1. Umpierrez GE, et al. Hyperglycemic Crises in Adults With Diabetes: A Consensus Report. Diabetes Care. 2024;47(8):1257–1278.
  2. Glaser N, et al. ISPAD Clinical Practice Consensus Guidelines 2022: Diabetic Ketoacidosis and Hyperglycemic Hyperosmolar State. Pediatr Diabetes. 2022;23(7):835–856.
  3. Diabetes UK & Global Partners. Hyperglycaemic Crises in Adults With Diabetes – Global Consensus Statement. 2024.
  4. Joint British Diabetes Societies (JBDS). The Management of Diabetic Ketoacidosis in Adults. Updated guideline, 2023.
  5. Mustafa OG, et al. Management of Hyperosmolar Hyperglycaemic State (HHS) in Adults. Diabet Med. 2022.
  6. SAEM. Hyperglycemia – Emergency Department Curriculum. Society for Academic Emergency Medicine, updated 2023.
  7. Emergency Care BC. Hyperglycemia – Treatment (No DKA or HHS). Clinical Summary, 2021.
  8. NCBI Endotext. Hyperglycemic Crises: Diabetic Ketoacidosis and Hyperosmolar Hyperglycemic State. Updated 2025.
  9. Royal Children’s Hospital Clinical Guidelines. Diabetic Ketoacidosis & Hyperosmolar Hyperglycaemic State. Updated 2022.
  10. Diabetes Canada.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 Hyperglycemic Emergencies in Diabetes. Latest update.

의료 정보 안내

본 블로그의 내용은 일반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진단·치료·의료행위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거나 치료가 필요한 경우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십시오.
흉통, 호흡곤란, 반복되는 실신/의식저하, 심한 출혈 등 응급 증상은 즉시 119 또는 가까운 응급실을 이용하십시오.

저자 정보

작성자
닥터리빙
소속/직함
공공의료원 지역응급의료센터 응급의학과 진료과장
자격
응급의학과 전문의
운영
의학 블로그 ‘닥터리빙’
문의
dung5507@naver.com

본 글은 최신 가이드라인과 신뢰 가능한 문헌을 바탕으로 작성되며, 필요한 경우 본문 하단에 출처를 표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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