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골이 땡기면 혈압이 오른 걸까? “혈압성 두통” 오해, 진짜 체크포인트
안녕하세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전해주는 알기쉬운 생활의학정보, 닥터리빙입니다.
응급실에 있다 보면 “뒷골이 땡겨서요… 혈압이 확 오른 거죠?” 하고 오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뒤통수를 짚으며 “아… 혈압” 하는 장면, 익숙하죠. 그런데 이게 과연 사실일까요?
오늘은 이 오래된 믿음을 깔끔하게 정리합니다.
뒷골이 당길 때 정말 혈압이 원인인지, 아니면 통증·긴장이 먼저여서 혈압이 잠깐 따라 오르는 건지. 그리고 뒷골 통증의 진짜 흔한 원인은 무엇인지, 마지막으로 언제 ‘고혈압을 의심하고 병원에 가야 하는지’까지 차근차근 알려드릴게요.
“뒷골 땡김 = 혈압 상승”일까, 반대로일까

- 통증·스트레스 → 교감신경 활성 → 일시적 혈압 상승: 통증이나 불안, 수면부족만으로도 카테콜아민(아드레날린 등)이 분비돼 맥박과 혈압이 잠깐 올라갑니다. 그래서 아플 때 잰 혈압이 높게 나오는 게 흔합니다.
- 만성 고혈압은 조용하다: “두통=고혈압 신호”는 과장된 통념입니다. 두통만으로 고혈압을 진단하지 않습니다.
- 영화나 드라마에서 봤던 상황으로 비유해보자면, 충격적인 말이나 상황을 접하고 나서 급격한 스트레스로 근육이 강직되거나 교감신경 활성으로 통증에 예민해지며 “뒷골 땡김”이나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동시에 그런 스트레스 상황 + 통증으로 인해 추가적으로 혈압상승이 있을 수 있습니다. 즉, 혈압상승으로 인해 통증이 유발되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 근거 · 통증/불안/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을 자극해 혈압을 일시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화이트코트 효과’ 포함). (Pickering; J Hypertens) 근거보기
뒷골 통증의 흔한 ‘진짜’ 원인들

- 긴장형 두통/근막통: 목·승모근 긴장으로 뒤통수까지 조이는 느낌.
- 경추성 두통: 목 디스크·관절 문제에서 시작해 후두부로 방사.
- 후두신경통: 후두신경이 예민해져 칼로 찌르는 듯한 번개통이 짧게 반복. 특정 자세·목 움직임에 유발되기 쉽습니다.
포인트: 뒷골 통증의 원인 대부분은 ‘목·신경·근육’ 쪽이고, 혈압과 직접 인과는 약합니다.
왜 “뒷골 땡김 = 혈압”이라는 집단적 착각이 생겼을까

- 동시 발생의 함정(상관 ↔ 인과 혼동)
목·어깨가 팍 긴장될 때 교감신경이 같이 올라가며 혈압도 잠깐 오릅니다. “아팠다 → 쟀다 → 높았다”를 반복 경험하면, 뇌는 통증이 원인, 혈압이 결과라는 사실 대신 “혈압이 원인”으로 기억해버립니다. - 측정 타이밍 편향
가장 아플 때, 화났을 때, 야근 직후에만 혈압을 쟀다면 당연히 높게 나옵니다. 안정 후 재측정을 안 하면 항상 “아플 때만 높다=혈압 때문에 아프다”로 오해가 굳어집니다. - 은유적 표현의 학습 효과
“혈압 오른다”는 말 자체가 화남·스트레스의 비유로 일상화돼 있어, 뒤통수 통증 같은 스트레스 신호를 곧바로 ‘혈압’으로 연결 짓게 만듭니다. - 연령·생활습관의 교란 요인
뒷목 결림이 잦아지는 나이대가 고혈압 유병률이 올라가는 시기와 겹칩니다. 두 현상이 같은 시기에 흔해져서 인과처럼 보이는 거죠. - 온라인 서사 편향(생존자 오류)
“뒷골 땡겼는데 혈압 180 나옴” 같은 강한 사례만 눈에 띄고 공유됩니다. 반대로 아팠지만 혈압 정상인 수많은 경험은 글로 남지 않아, 인상이 더 강해집니다.
핵심 근거 · 두통만으로 고혈압을 진단하지 않으며, 만성 고혈압은 대부분 무증상입니다. 응급은 ≥180/120 + 표적장기손상일 때를 의미합니다. (ACC/AHA; AAFP) 근거보기
“뒷골 땡김” 집에서 구분해보기
| 이렇게 느껴지면 | 우선 생각할 것 |
|---|---|
| 오래 앉아 화면 보다가 뒷목이 점점 뻐근 | 긴장형/경추성 가능성 |
| 고개 돌릴 때 전기가 번쩍, 짧게 쏜다 | 후두신경통 가능성 |
| 갑자기 미친 듯이 깨질 듯한 최악의 두통 | 즉시 응급실(지주막하출혈 등 감별) |
| 두통 + 시야 흐림/말 어둔/한쪽 힘 빠짐 | 고혈압성 위기 포함 중증 감별 필요 |
정말 혈압이 문제일 때는?
다음은 ‘혈압 때문에 위험’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들입니다(= 고혈압성 위기 가능).
- 수치: ≥ 180/120 mmHg + 다음 중 하나라도 동반 → 즉시 응급실
- 시야 흐림/시력저하, 신경학적 이상(말이 어둔, 한쪽 힘 빠짐/저림), 흉통·호흡곤란, 의식혼탁/극심한 두통, 심한 구토·등/복통 등.
- 수치만 높고(≥180/120) 증상이 전혀 없으면 보통은 위급하진 않지만, 정확한 측정 후 재확인과 약물 조정이 필요합니다. (진료 연계)
혈압, 이렇게 재야 ‘가짜 고혈압’ 피합니다
- 측정 전 5분 조용히 앉아 휴식, 말하지 않기.
- 등받이 기대고, 발바닥 바닥, 커프는 심장 높이 팔에.
- 카페인·운동·흡연 후 30분 이내 측정 피하기.
- 1–2분 간격으로 2–3회 측정해 평균 기록.
- 증상이 있을 땐 3–5분 안정 후 다시 재서 추세를 확인.
핵심 근거 · 정확한 가정혈압 측정법: 5분 휴식, 등받이·발바닥 지지, 팔은 심장 높이, 올바른 커프, 1–2분 간격 2–3회 평균. (AHA Statement 2019) 근거보기
생활습관으로 ‘통증도, 수치도’ 같이 낮추기

- 자세·목 근육 관리: 목 전방자세 교정, 1시간에 1번 목/견갑 스트레칭.
- 수면: 7시간 내외. 수면 부족은 통증 민감도↑, 혈압 변동성↑.
- 카페인·진통제 남용 주의: 일부 진통제(NSAIDs)는 혈압을 올릴 수 있어, 잦은 복용은 의사와 상의.
- 운동: 주 3–5회 유산소 + 가벼운 근력은 긴장성 두통 감소·혈압 개선에 도움.
언제 병원으로?
- 처음 겪는 심한 두통, 점점 악화되는 두통
- 두통과 함께 신경학적 증상(시야·언어·마비), 발열·경부강직, 외상 후 두통
- 집에서 여러 번 재도 ≥180/120이 반복되거나, 높은 수치에 위의 증상이 동반될 때는 즉시 진료.
마무리하며
“뒷골이 땡기니 혈압이 올랐다”보다는, 뒷골 통증·긴장 때문에 혈압이 잠깐 오른 것이 흔합니다. 다만 매우 높은 수치 + 신경/심혈관 증상이 같이 오면 예외적으로 응급입니다. 일상에서는 정확한 혈압 측정 습관과 목·자세 관리가 최고의 예방입니다. 오늘부터 재는 법을 바로잡고, 통증 원인(목·신경·자세)을 함께 다뤄보세요. 그럼 건강한 하루 되세요.
의학 근거 · 참고문헌 열기 (10)
- Pickering TG, et al. Ambulatory blood-pressure monitoring and the white coat effect. J Hypertens. 1996/2002. (통증·불안·진료 상황에서의 일시적 BP 상승)
- Parati G, et al. White-coat and masked hypertension. Hypertension. 2014. (교감신경·상황 요인과 BP 변동)
- Muntner P, et al. Measurement of Blood Pressure in Humans—A Scientific Statement From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Hypertension. 2019. 링크
- Whelton PK, et al. 2017 ACC/AHA Guideline for the Prevention, Detection, Evaluation, and Management of High Blood Pressure in Adults. Hypertension. 2018. (고혈압 정의·평가, 응급 기준)
- Harris RP, et al. Severe Asymptomatic Hypertension: Evaluation and Treatment. Am Fam Physician. 2017. (두통 단독은 예측도 낮음, 관리 원칙) 링크
- Silberstein SD. Tension-Type Headache. N Engl J Med. 2004. (긴장형 두통의 흔한 후두부 불편감)
- Bogduk N. Cervicogenic Headache. BMJ. 2009. (경추성 두통의 후두부 통증 기전)
- Choi I, et al. Occipital Neuralgia. Curr Pain Headache Rep. 2016. (후두신경통의 전형적 번개통)
- NICE NG136. Hypertension in adults: diagnosis and management. 2019. (가정·외래 BP 측정 권고) 링크
- Benetos A, et al. Pain and Blood Pressure. Curr Hypertens Rep. 2011. (급성 통증과 BP 상승의 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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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이 있거나 치료가 필요한 경우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십시오.
흉통, 호흡곤란, 반복되는 실신/의식저하, 심한 출혈 등 응급 증상은 즉시 119 또는 가까운 응급실을 이용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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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보
- 작성자
- 닥터리빙
- 소속/직함
- 공공의료원 지역응급의료센터 응급의학과 진료과장
- 자격
- 응급의학과 전문의
- 운영
- 의학 블로그 ‘닥터리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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