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대기시간, 당신의 ‘첫마디’가 바꿉니다: KTAS 등급을 결정하는 증상 설명법

안녕하세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전해주는 알기쉬운 생활의학정보, 닥터리빙입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응급실로 들어가면 바로바로 뭔가를 빠르게 해주던데, 실제로 가보면 일단 응급실 문앞에서 대기했다가 누군가와서 뭔가를 물어보고, 그리고 응급실 밖에서 대기하고… 이런적 있으신가요? 응급실은 응급하게 빠르게 봐주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뭔가 이상하진 않으셨나요? 같은 걸 계속 물어보고, 또 물어보고, 저기가서 또 물어보는 이런 과정, 대체 왜 하는걸까요?
응급실이라는 언제, 어떤 환자가 얼마나 올지 모르는 환경에서는 언제, 어떤 환자가 와도 대처가 가능한 절차가 있는데요,
오늘은 중증도분류(triage-트리아지),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KTAS에 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응급실은 ‘도착 순서’가 아니라 ‘위험 순서’로 움직인다

내가 큰 교통사고를 당해 구급차로 가는 중이라고 가정해봅니다. 그런데 그 병원 대기실엔 감기, 손가락 열상, 장염 환자가 바글바글해요. “혹시 내 진료가 밀릴까?” 걱정되지만, 실제로는 생명이 더 위험한 사람부터 먼저 보는 체계가 작동하기 때문에 더 중증환자를 먼저 진료하게 됩니다. 이게 바로 중증도 분류(트리아지)입니다.
한국의 중증도분류체계는 KTAS이며, 환자의 주증상·활력징후·의식상태·통증 정도 등을 바탕으로 1~5단계로 나눠 진료 우선순위를 정합니다.
간략하게 설명하는 응급실에서의 진료 절차

응급실 진료 절차는 접수 → 중증도분류(KTAS) → 대기 → 진료 → 입·퇴원 결정 순으로 진행됩니다. 먼저 접수에서 신분 확인과 주증상을 간단히 적고, 분류 간호사가 활력징후·위험 신호를 확인해 KTAS 등급을 정합니다. 이후에는 도착순서가 아닌 중증도 순서로 진료가 이뤄지며, 필요하면 혈액·영상검사와 응급처치를 즉시 시행합니다. 검사 결과와 경과를 바탕으로 담당의가 입원(또는 전원), 응급수술·시술, 혹은 귀가를 결정하고, 퇴원 시 복약·주의사항·재내원 기준을 안내합니다. 대기 중 증상이 변하면 바로 직원에게 알려 재분류를 받을 수 있습니다.
KTAS의 간단한 역사
1990년대 이후 세계 각국은 5단계 트리아지 체계를 정립했습니다(예: 영국 MTS, 캐나다 CTAS, 호주 ATS). 우리나라는 이 국제적 틀을 참고해 국내 의료환경에 맞춘 KTAS를 2010년대 초 개발·시범 적용했고, 2016년부터 전국 응급의료기관 표준으로 본격 운영해 왔습니다.
KTAS 5단계, 이렇게 이해하면 쉽다
아래는 독자분들이 감을 잡도록 정리한 이해용 설명입니다. 실제 분류는 병원·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단계 | 상태/예시 | 진료 긴급도(대기 허용 개념) |
|---|---|---|
| 1단계 소생 | 심정지, 기도 폐쇄, 쇼크, 산소포화도 매우 낮음, 의식 저하 | 즉시(곧바로 처치) |
| 2단계 긴급 | 급성 흉통·뇌졸중 의심, 심한 호흡곤란, 대량 출혈, 활력징후 불안정 | 수분~15분 내 |
| 3단계 응급 | 중등도 호흡곤란, 조절 안 되는 통증, 고열+전신쇠약, 중등도 탈수 | 30분 내 |
| 4단계 준응급 | 봉합 필요한 작은 열상, 염좌·경미 골절 의심, 가벼운 복통·요통 | 60분 내 |
| 5단계 비응급 | 감기, 약 재처방, 경미한 피부질환, 경증 만성 증상 재평가 | 120분 내 |
KTAS는 ‘완벽한 점수’가 아니다—초기 설명이 정확도를 좌우한다

안전을 위한 절차이지만, 이런 트리아지와 KTAS가 완전하고 완벽하진 않습니다. 첫 대면 몇 분 안에 결정되기 때문에 정확한 판단을 위해선 정확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같은 “복통”이라도 추가 정보에 따라 등급이 크게 달라지죠. 처음 분류 때 아래처럼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 “배가 아픈데, 잠깐 기절할 뻔했어요.”
전신 혈류저하(전실신·실신) 동반은 상위 등급 판단에 중요합니다. - “배뿐 아니라 등까지 찢어질 듯이 아파요.”
대동맥 등 치명적 질환 감별 필요—위험도 상승 근거가 됩니다. - “숨이 차고 말하기도 힘들어요.”
호흡곤란·저산소증은 상위 등급 사유입니다. - “고열인데 정신이 몽롱하고 맥박이 빨라요.”
패혈증 의심 소견일 수 있어 우선순위가 올라갑니다. - “임신 중인데 하복부 통증과 질출혈이 있어요.”
임신 관련 응급 가능성—즉시 재평가 대상입니다.
현실 팁
대기실이 아무리 복잡해도 KTAS 1~2단계는 뒤로 밀리지 않습니다. 반대로 KTAS 4~5단계 경증은 혼잡 시 대기가 길 수 있습니다. 다만 분류 중 위험 신호가 발견되면 우선순위는 즉시 상향됩니다. 핵심은 초기 설명의 정확성입니다.
마무리하며
응급실은 “먼저 온 사람”이 아니라 “더 위험한 사람”을 먼저 돕는 곳입니다. KTAS는 그 원칙을 빠르고 일관되게 적용하기 위한 도구죠. 대기실 풍경에 흔들리지 말고, 처음 분류 순간에 증상을 구체적으로 말해 주세요. 그 한두 문장이 당신의 안전과 시간을 크게 바꿉니다. 그럼 안전한 하루 되세요.
의학 근거 · 참고문헌 열기 (10)
- 박준범.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도구의 이해. JKSEM. 2017. PDF
- 임태호. 소아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도구. PEMJ. 2015. PDF
- 소방청 보도자료. 병원전 중증도 분류체계(Pre-KTAS) 2월 전국 시행. 2024-01-15. 링크
- Kwon H, et al. KTAS와 입원/사망/체류시간 연관성. Int J Qual Health Care. 2019. 링크
- Park JB, et al. Reliability of KTAS. JKMS. 2019. 링크
- Moon SH, et al. KTAS 오분류 원인·정확도. PLOS ONE. 2019. 링크
- Bullard MJ, et al. CTAS 2016 개정 가이드라인. CJEM. 2017. PDF
- ACEM. Australasian Triage Scale 구현 지침. 2023. PDF
- Martins HMG, et al. Manchester Triage System 소개·역사. PubMed. 2009. 링크
-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KTAS 기반 증상·감시 체계 안내(모니터링 시스템). 링크
의료 정보 안내
흉통, 호흡곤란, 반복되는 실신/의식저하, 심한 출혈 등 응급 증상은 즉시 119 또는 가까운 응급실을 이용하십시오.
저자 정보
- 작성자
- 닥터리빙
- 소속/직함
- 공공의료원 지역응급의료센터 응급의학과 진료과장
- 자격
- 응급의학과 전문의
- 운영
- 의학 블로그 ‘닥터리빙’
- 문의
- dung55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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